학교 교육공무직의 종류와 업무를 3월 2일 새 학기의 풍경과 함께 간략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래 적은 업무 이외에도 여러가지가 있고, 각 학교마다 실무사의 업무도 천차만별이라 제가 경험한 위주로 3월의 첫날 학교 풍경과 함께 올려보겠습니다.
1. 교무실무사
1년 중 가장 바쁜 3월 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3월 2일의 아침 전입생은 다섯 명 정도였습니다. 작은 교무실에 학부모와 아이들이 앉아서 서류를 작성하면 반배정을 해주고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합니다. 책걸상 여부를 확인한 후에 학부모와 학생을 교실로 안내합니다.
그러나 전입생 서류처리는 시작일 뿐입니다. 쉴새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고 각양각색의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3월의 첫날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립니다. 조금 전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조차도 안나는 폭풍 같은 하루입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학교에 등교를 못 한다는 전화만 십여 통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몇 시에 끝나는지, 교과서를 보내야 하는지, 급식을 먹는지 안 먹는지 등을 물어보시는 학부모님들의 수많은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화만 받다가 끝나는 새 학기의 첫날이었습니다.
2. 전산실무사
전산실무사는 학교의 방송과 컴퓨터 관련 업무를 모두 맡아 일합니다.
3월 2일 개학식 방송과 입학식 방송을 하고, 입학식 사진도 찍습니다. 3월에는 새로 부임하신 선생님들도 많기에 전산 관련 에러가 생기면 가장 먼저 전산실무사에게 연락이 갑니다. 그래서 3월의 전산실무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일해야 합니다. 점심시간에 만난 우리 학교 전산실무사 쌤은 빨리 3월이 지나가야 한다며 핼쑥한 얼굴로 한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3. 과학실무사
과학실무사는 과학실과 학교의 자료실을 관리합니다.
과학 관련 기자재 품의를 하여 물품을 구매하고, 학생들의 과학실험을 위해 실험자료를 준비하여 세팅하는 일을 합니다. 3월 첫 주 새학기에는 교과수업이 없기에 그나마 여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징은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위의 교무실무사, 전산실무사, 과학실무사는 '교육실무사'로 통합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청 채용 시 교육실무사로 뽑히게 됩니다. 참고로, 전산실무사는 컴퓨터 업무에 능통하지 않으면 조금 기피하기도 합니다.
4. 사서
3월 첫 주는 도서실이 비교적 한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도서실에서 수업도 하고 행사도 많이 하고 있어 사서의 업무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책을 매일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이 든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잡아주고, 책과 함께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통해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5. 특수실무사
일반 국공립 초등학교에는 한 학년 당 1~2명의 특수아동들이 입학을 합니다.
지적장애, 청각장애, 정신지체 등을 갖고 있는 특수아동들은 특수교사와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특수실무사는 이러한 특수아동들을 매 수업시간 케어하면서 발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특수실무사 쌤은 어찌나 아이들에게 헌신적인지, 때로는 운동장에서 수업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보는 제가 뭉클하기도 합니다. 특수아동이 활동에 흥미를 느끼고 따라갈 수 있도록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여 특수아동을 이끌어줍니다.
6. 조리실무사
학교에 출근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 중 하나가 점심시간입니다.
풍부한 영양을 가진 다양한 메뉴의 급식을 과일과 함께 저렴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리실무사는 학교의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에게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합니다. 3월 첫날에도 맛있는 급식을 먹게 해 주셔서 조리실무사님들께 개인적으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7. 돌봄전담사
돌봄교실은 종일돌봄전담사와 반일돌봄전담사 두 분이 근무합니다.
오전 돌봄, 오후 돌봄 등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돌봄교실에서 케어하는데,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업무량도 많습니다. 3월의 첫 주는 학부모님들의 돌봄교실 이용 신청 문의 전화가 많습니다. 오늘 제가 받은 돌봄 관련 민원전화만도 꽤 여러 건이었으니까요!
8. 교무행정지원사
저의 옆자리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교무행정지원사는 교무실무사보다는 늦게 생긴 직종입니다.
학교 물품 주문, 교과서 주문과 관리 교육급여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 물품 같은 경우에는 에듀파인으로 품의를 하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합니다. 또한 교무실무사와 함께 학교로 걸려 오는 각종 민원전화를 받고 다양한 교무실 일들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이렇게 학생, 교사, 행정실 공무원 외에도 다양한 직업의 교육공무직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보를 오기 전 근무했던 학교의 인품이 훌륭하셨던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에 교육공무직들이 하루라도 근무하지 않는다면 학교는 마비가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점점 교사는 오로지 학생의 수업에만 전념하고 공문처리 등 예전에 하던 교사의 일은 공무직에게 넘어오고 있습니다. 10여 년 전 제가 처음 학교에 근무했을 때보다 일이 많아지고 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라는 공간에서 우리나라의 대들보가 될 미래의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고 싶어 집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자신감을 배웠고 저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의 일이 너무나 좋습니다!
*앞으로 교육공무직 관련 글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하여 더욱 자세히 올릴 예정입니다.
현재, 80여개의 다양한 공무원 공무직 관련글과 일상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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